너를 보내고

 

너를 보내고, 나는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찻잔은 아직도 따스했으나

슬픔과 절망의 입자만

내 가슴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어리석었던 내 삶의 편린들이여,

언제나 나는 뒤늦게 사랑을 느꼈고

언제나 나는 보내고 나서 후회했다.

그대가 걸어갔던 길에서 나는 눈을 떼지 못했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그저 바라보기만 했는데

툭 내 눈 앞을 가로막는 것은

눈물이었다.

한 줄기 눈물이었다.

가슴은 차가운데 눈물은 왜 이리 뜨거운가.

찻잔은 식은 지 이미 오래였지만

내 사랑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내 슬픔, 내 그리움은

이제부터 데워지리라.

그대는 가고,

나는 갈 수 없는 그 길을

나 얼마나 오랫동안 바라보아야 할까.

안개가 피어올랐다.

기어이 그대를 따라가고야 말

내 슬픈 영혼의 입자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