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내 모든 것이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당신을 외롭게 하고,

당신을 슬프게 하고,

당신을 기다리게 하고,

당신을 절망케 한 것,

그 모든 것을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당신을 화나게 하고,

당신을 울게 한 것이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결코 아니지만

내게 주어진 현실 탓으로만 돌리기엔

아무래도 내 사랑의 방법이 조금 미숙했나 봅니다.

아무래도 내가 당신을 조금 덜 사랑했나 봅니다.

사랑하는 당신,

이제 헤어질 시간이 멀지 않았음을 예감합니다.

고백컨대, 늘 당신을 만나오면서

이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도.

우리 사랑으로 인해 당신이 내내 아파해야 한다면

그런 당신을 차마 더 이상 바라볼 수는 없음을.

아아 사랑하는 당신,

그대의 지친 날개를 쉬게 해주지도 못하면서

그대의 아픈 마음을 온전히 감싸주지도 못하면서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언제까지나

당신을 내 곁에 붙잡아 둘 수는 없음을.

나는 여기 남아 있을 테니

당신은 어서 가십시오.

나는 당신을 더 사랑하고 추억할 테니

당신은 짐 하나 없이 홀가분히 떠나십시오.

나는 정말이지 보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랑한다는 그 이유만으로, 당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