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

 

쉽게 사랑할 수 없었다면

잊는 것만이라도 쉬웁기를.


너를 만나고, 단 한 순간도

마음 편히 있은 적 없었으니.

늘 조마조마한 가슴으로

너를 바라보아야 했으니.


어쩌다 함께 있어도

시간은 또 왜 그처럼 빨리 흘러가는지.

서로 우연히 마주친 것이라면

그저 지나쳤으면 그뿐이었을 것을.

놓는다곤 했지만 결코 놓을 수 없는

우리 인연의 끝자락이여.


쉽게 사랑할 수 없었다면

잊는 것만이라도 쉬웁기를.

서로 비켜가야 하는 길이라면

돌아서는 일만이라도 쉬웁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