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비

 

오랜 가뭄 속에서도 메말라 죽지 않은 것은

바로 너를 기다리기 때문이다.

수많은 나뭇가지와 잎새를 떨궈내면서도

근근히 목숨줄을 이어가는 것은

언젠가 네가 반드시 올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대여, 지금 어디쯤 오고 있는가.

껍데기가 벗겨지고 목줄기가 타는 불볕 속에서도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하나도 가시지 않은 나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이 자리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