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산포 일기 2

 

그대는 돌아가자고 했고

나는 조금 더 있자고 했습니다.

그대는 어두워졌다고 했고

나는 별이 떴다, 고 했습니다.

여전히 몽산포 파도 소리는 그대로입니다만

전에 걸었던 솔숲길도 변함이 없습니다만

지금 나서면 서로의 길로 가야 한다는 것마저

하나도 틀리지 않습니다만

어쩐 일인지 그대의 얼굴빛이 예전과 달랐습니다.

나는 아직 당신을 벗어나지 못했는데

어쩌면 나는 끝끝내 당신 안에서 맴돌지도 모르는데

당신은 이미 나를 떠날 준비를 하는 모양입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일부러 나를 외면하는

당신의 눈빛이 그것을 알려주고 있었지요.

마음 급한 그대와는 달리

밤새도록이라도 걷고 싶었던 몽산포 백사장,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처럼

우리 만남에도 헤어짐이 있겠지만

서둘러 그대를 보내기는 싫었습니다.

조금이라도 천천히, 조금이라도 더

그대와 함께 하고픈 마음을 이해하겠는지요.

당신이 이미 다른 길로 접어들었다고 해도 상관없이

도저히 당신을 보낼 수 없는 내 마음을 아시는지요.

당신은 떠나보내도 내 사랑만은 떠나보낼 수 없는

이 참담한 마음을 알고나 있는지요.

그대는 잊는다고 했고

나는 그럴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대는 사랑했다고 했고

나는 사랑한다고 했습니다.

꿈결처럼 파도소리 들려왔습니다만

꿈결처럼 별빛이 떠 있습니다만

나는 아무 것도 들을 수 없었고,

아무 것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몽산포 그 밤바다에

그저 뛰어들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그저 빠져죽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