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

 

커피 물을 끓이는 시간만이라도

당신에게 놓여 있고 싶었습니다만

어김없이 난 또 수화기를 들고 말았습니다.

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 요 며칠,

그대가 왜 그렇게 떠나갔는지

왜 아무 말도 없이 떠나갔는지

그 이유가 몹시 궁금했습니다.

어쩌면 내가 당신을 너무 사랑한 것이 아닐까요.

잠시라도 가만히 못 있고 수화기를 드는,

커피 물을 끓이는 순간에도 당신을 생각하는

내 그런 열중이 당신을 너무 버겁게 한 건 아닐까요.

너무 물을 많이 줘서 외려 말라 죽게 한

저 베란다의 화초처럼.

여전히 수화기 저편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고,

늘 그런 것처럼 용건만 남기라는 낯모를 음성에

나는 아무 할 말도 못 하고 머뭇거립니다.

그런 순간에 커피 물은 다 끓어 넘치고

어느덧 새카맣게 타들어가는 주전자를 보며,

어쩌면 내 그런 집착이 내 마음을 태우고

또 당신마저 다 타버리게 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은 새로 끓이면 되지만

내 가슴을 끓게 만들 사람은

당신 말고는 다시 없을 거란 생각에

당신이 또 보고 싶어졌습니다.

내 입에 쓰게 고여오는 당신,

나랑 커피 한 잔 안 하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