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성별식

- 성스러운 이별, 그 둘

 

가야 할 길은 가야 하리.

이왕이면 조금 더 일찍 출발하여

바람보다 먼저

슬픔보다 먼저

이별보다 먼저 닿아야 하리.

진실로 이 겨울엔

무엇 하나 대수로운 게 없으며

대수롭지 않은 게 없다.


그립구나, 친구여.

어둠이 깊은 때

혼자 강변에 나아가 불던 나팔소리가.

모든 것이 얼어붙고 숨죽이고 있을 때

네 나팔소리는

웅크린 몸에 매섭게 감겨드는 채찍이었다.

따뜻한 국밥 한 그릇 건넬 수 없지만

친구여,

죽어 정직하게 살아오는 사람들이여.

너의 상처가 참혹하게 피어 있는 겨울은

왜 아름다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