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변에서

 

그만 눈물 그쳐라 개망초야.

그래도 우리를 이어주는 것은

버림받은 힘이 아니더냐.

뿌리째 뽑혀 이렇게 흘러가다 보면

어디 정 붙이고 살 데도 있을 테지.

다시 뿌리 박고 살 데도 있을 테지.


누굴 탓한들 무엇할까 개망초야.

따지고 보면 다 우리 탓인걸.

지지리도 못난 우리 죄인걸.

저기 갈대를 보아라 떠내려가는 것은

우리뿐, 여직 힘차게 서걱이고 있지 않느냐.

하기야 저 갈대마저 남아 있지 않다면

여기가 대대로 살아온 우리 땅이었는지

어이 알리. 서러움 꾹꾹 누르고

흘러가면 그뿐, 흘러가다 멈추는 그곳에다

정 붙이고 살면 되지 개망초야.

왜 자꾸 뒤돌아보느냐.

왜 자꾸 뒤돌아보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