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겨울, 죽은 친구를 생각하며

 

바람이 불지 않았다.

왜 불지 않느냐 이유도 없이

그저 불지 않았다.


미성년에서 성년으로 넘어가는 길목

언제나 우리 가슴을 적시는 것은

추위가 아닌 바람이었다.

눈이 내리지 않았다.

왜 내리지 않느냐 이유도 없이

그저 내리지 않았다.


썩지는 않겠구나.

한겨울 모진 추위에 꽁꽁 얼어붙어

썩어 문드러지지는 않겠구나

어느 하나 대수롭지 않은 것이 없었던

그해 겨울, 죽어 비로소 내 가슴에

정직하게 살아오는 사람이여.


나는 아직 숨쉬고 있다.

악착같이 숨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