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내 생애 어디 한 군데 마른 곳이 있었더냐.

내딛는 발걸음마다 헛발질투성이였고,

허둥대다 보면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질 뿐이었다.

벗어나려 하면 할수록 나를 더 옭아매는 안개,

내 안에 너무 깊숙이 들어 있어

나조차도 꺼내기 힘든 사람아,

당신에 휩싸이면 나는 서러웠다.

갈 수도 가지 않을 수도 없는 길 한복판에서

나는 무엇을 잡으려고 이리도 허우적거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