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부터 비는 내리고 있었습니다

 

어디까지 걸어야 내 그리움의 끝에 닿을 것인지

걸어서 당신에게 닿을 수 있다면 밤새도록이라도 걷겠지만

이런 생각 저런 생각 다 버리고 나는 마냥 걷기만 했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의 얼굴도 그냥 건성으로 지나치고

마치 먼 나라에 간 이방인처럼 고개 떨구고

정처없이 밤길을 걷기만 했습니다.


헤어짐이 있으면 만남도 있다지만

짧은 이별일지라도 나는 못내 서럽습니다.

내 주머니 속에 만지작거리고 있는 토큰 하나,

이미 버스는 끊기고 돌아갈 길 멉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걸어서 그대에게 닿을 수 있다면

그대의 마음으로 갈 수 있는 토큰 하나를 구할 수 있다면

나는 내 부르튼 발은 상관도 않을 겁니다.

문득 눈물처럼 떨어지는 빗방울,

그때서야 하늘을 올려다보았는데

아아 난 모르고 있었습니다.

내 온 몸이 폭싹 젖은 걸로 보아

진작부터 비는 내리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