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치 와 있는 이별 2

 

면목이 없었습니다.

당신이 내내 나를 밀어내는

그 이유를 모르지 않기에

더 면목이 없었습니다.


사랑한다 말하고 싶지만

차마 할 수 없는 그 마음을 알기에

나는 더욱더 면목이 없었습니다.

더 바랄 것 없이 행복했었다고 하지만

자신은 괜찮으니 어서 떠나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모를 리 없던 나는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었습니다.

내게 한없이 기대게 해놓고 이제 와서,

염치없게, 당신을 두고...


내 초라한 뒷모습

차마 마저 보지 못하고 고개 떨구던 당신이여,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의 곁에 두지 않는 법이라며

눈물보다 더 슬픈 미소를 짓던

나의 작은 새여,


내 그대의 상처를 품어주지도 못하고

세상의 거친 바람을 막아주지도 못하고

나만 훌쩍 자리를 피해야 하니

참으로 면목이 없었습니다.

가슴이 아플 염치조차 없었습니다.

돌아오는 그 길에 하늘은 있었지만 하늘이 없었고,

별이 떠 있었지만 그 별 또한 없었습니다.

당신이 나를 보냈지만 나는 없었습니다.

이 지상 어디에도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