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속을 걷는 법 4

 

그대여, 그립다는 말을 아십니까.

그 눈물겨운 흔들림을 아십니까.


오늘도 어김없이 집 밖을 나섰습니다.

마땅히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걷기라도 해야지 어쩌겠습니까.

함께 걸었던 길을 혼자서 걷는 것은

세상 무엇보다 싫었던 일이지만

그렇게라도 해야지 어쩌겠습니까.

잊었다 생각했다가도 밤이면 속절없이 돋아나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천 근의 무게로 압박해오는

그대여, 하루에도 수십 번씩 당신을

가두고 풀어주는 내 마음감옥을 아시는지요.

잠시 스쳐간 그대로 인해 나는 얼마나 더

흔들려야 하는지, 추억이라 이름붙인 것들은

그것이 다시는 올 수 없는 까닭이겠지만

밤길을 걸으며 나는 일부러 그것들을

차례차례 재현해봅니다. 그렇듯 삶이란 것은,

내가 그리워한 사랑이라는 것은

하나하나 맞이했다가 떠나보내는 세월 같은 것.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을 사람만 남아

떠난 사람의 마지막 눈빛을 언제까지나 떠올리다

쓸쓸히 돌아서는 발자국 같은 것.


그대여, 그립다는 말을 아십니까.

그 눈물겨운 흔들림을 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