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우면 가리라

 

그리우면 울었다. 지나는 바람을 잡고 나는 눈물을 쏟았다.

그 흔한 약속 하나 챙기지 못한 나는 날마다 두리번거렸다.

그대와 닮은 뒷모습 하나만 눈에 띄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들개처럼 밤새 헤매어도 그대 주변엔 얼씬도 못했다.

냄새만 킁킁거리다가 우두커니 그림자만 쫒다가

새벽녘 신열로 앓았다. 고맙구나 그리움이여,

너마저 없었다면 그대에게 가는 길은 영영 끊기고 말았겠지.

그리우면 가리라, 그리우면 가리라,고 내내 되뇌다 마는

이 지긋지긋한 독백, 이 진절머리나는 상념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