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탔다 3

 

낯선 간이역들, 삶이란 것은 결국

이 간이역들처럼 잠시 스쳤다 지나가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스친 것조차도 모르고 지나치는 것은 아닐까.

달리는 기차 차창엔 언뜻 비쳤다가

금세 사라지고 마는 밤풍경들처럼.


내게 존재했던 모든 것들은 정말이지

얼마나 빨리 내 곁을 스쳐 지나갔는지.

돌이켜보면, 언제나 나는 혼자였다.

많은 사람들이 내 주변을 서성거렸지만

정작 내가 그의 손을 필요로 할 때는

옆에 없었다. 저만치 비켜 서 있었다.


그래, 우리가 언제 혼자가 아닌 적이 있었더냐.

사는 모든 날이 늘 무지개빛으로 빛날 수만은 없어서,

그래서 절망하고 가슴 아파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나는 그리웠던 이름들을 나직이 불러보며

이제 더 이상 슬퍼하지 않기로 했다.


바람 불고 비 내리고 무지개 뜨는 세상이 아름답듯

사랑하고 이별하고 가슴 아파하는 삶이 아름답기에.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