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거리

 

내가 한 그루 나무라면

그대는 나를 스치고 지나가는 한 줄기 바람 같은 것이었습니다.

잊을 만하다 싶으면 어김없이 다가와

나를 흔들어놓고 지나가버리는 바람.

그 아득한 거리 앞에 늘 몸져눕는 나는

내 죽어 한 줌 씨앗으로나마 그대의 품에 안겨 있고 싶었지만...


그대는 내가 바라만 보아야 하는 먼 산 같은 것이었습니다.

백 년을 기다려봤자 한 발자욱도 내게 다가오지 않는.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늘 고개 빼들고

그대를 향해 서 있는 한 그루 나무 같은 것이었습니다,

사시사철 잎잎이 그리움으로 물들어 있는 나는.


내가 빠져 죽고 싶은 강, 사랑, 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