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지우기

 

물새떼 수평선 따라 날아갑니다. 그 중에 한 마리가

스스로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떨어집니다. 그런데

떨어지는 것은 새가 아니라 끼룩끼룩 그들의 울음입니다.

해류가 마주치는 곳에서 한 사나이가 그물을 치고 있습니다.

파도에 휩쓸려 떠다니는 물새울음을 건집니다.

먼 날 잃어버린 자기의 꿈을 건져냅니다.

연한 부리가 저녁 햇빛 받아 빛날 때, 비로소 물새는

발톱으로 수평선을 지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지워지는 것은 수평선이 아니라

물결치는 물결치는 그 바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