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생각을 안고

 

퇴근길, 육교 한 모퉁이의 작은 꽃집 앞을 지나치다가

다알리아 한 단을 샀습니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나

난, 꽃집 앞에 서서 봉우리가 작지만 노란빛이 유난스런 국화나,

향내가 짙은 후리지아나, 꽃잎이 많지 않지만 하얀색에

자줏빛이 감도는 다알리아 등을 감상하는 일을 즐겨합니다.

주인 아가씨의 눈치를 보며 그냥 돌아서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어쩌다 나는 오늘처럼 그것들을 한 다발씩 사오기도 합니다.


그것들을 안고, 그러면 늘 떠오르는 그대의 생각을 안고

천천히 집으로 걸어오는 동안 어느 새 꽃송이들은

아련한 추억이 되어 내 가슴에 파고들었고,

나는 그 따스하면서도 쓸쓸한 추억들을 창가의 작은 꽃병에

꽂아두었습니다. 향긋한 내음이 방 안 가득 번지는 걸

가만히 바라보다 문득 나는 볼 수 있었습니다.

책상 위에 곱게 놓여진 하얀 봉투. 눈처럼 흰 봉투.

거기에 씌어진 그대의 글씨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다알리아 꽃향기보다 더 짙은 기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