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이름의 통행로

 

세상엔 수도 없이 많은 길이 있습니다만

그 중에는 늘 더듬거리며 가야 하는 길이 있습니다.

눈부시고 괴로워서 눈을 감고 가야 하는 길이 있습니다.

그 길이 바로 '사랑' 이라는 이름의 길입니다.

어쩌면 고행일 수도 있는 그 길.


그 길을 우리는 그대와 함께 가길 원하나

어느 순간 눈을 떠보면 나 혼자 힘없이 걸어가는 때가 있습니다.

쓸쓸한 뒷모습을 보이며 그대가 먼저 걸어가는 적도 있습니다.

그대와 내가 하나가 되어 가길 바라나 세상의 모진 바람이

그대의 등을, 혹은 내 등을 떠미는 경우도 많습니다.

때론 폭설로 인해 길이 막힐 때도 허다합니다.

그런 세파 속에서

늘 흔들리고, 그리하여 늘 눈물겹고 늘 안타까운 것이

사랑이란 이름의 아득한 길이 아닐는지요.


사실 사랑이란 이름으로 걷는 길은 기쁨보다는 슬픔,

환희보다는 고통, 그리고 만족보다는 후회가 더 심한

형벌의 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나를 키운 건 8할의 바람이었다'고

미당 서정주님은 말씀하셨지만

어쩌면 사랑이란 씨앗을 심고 무성한 나무로 자라나게 하기까지는

8할이 슬픔이란 거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설사 그렇다치더라도 우리가 어찌 사랑하지 않고 살 수
있겠습니까.

어찌 그대가 없는 이 세상을 살아나갈 수 있겠습니까.

지금 당장은 고통스럽더라도 이 고비만 잘 넘기면

햇빛 따사로운 밝고 아늑한 길이 저 너머에 펼쳐져 있는데

어찌 우리가 그 길을 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