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긴 그림자

 

잊을게요, 그대가 말했지만

그게 아닌 눈빛을 내 어찌 모르겠습니까.

애써 기다려 우리 가슴이 식을 수 있다면

애초에 그댈 만나지도 않았었겠지요.


사랑했어요, 그대가 말했지만

아무 대답 못 하고 난 떠나야 했습니다.

우리 사랑은 왜 먼 산처럼 서로 다가갈 수가 없는 것인지,

깊어질수록 왜 가혹한 형벌이어야 하는지

생각할수록 마음이 아팠습니다.


애닯다, 내 가는 길. 묵묵히 돌아서는 내 뒷모습은

그대에게 어떤 상처로 남을까.

그대를 떠나오면서 난 보았습니다.

내가 떠난 빈 자리,

바로 그 자리에서 쓸쓸히 무너지는

그대 긴 그림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