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불씨 하나 - 이철수의 <소리 하나> 중에서

 

촛불조차 귀해졌습니다. 스위치 한번 딸깍하면 광명천지가 되는

시절을 삽니다. 때로는 아득한 옛적부터 그렇게 살아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합니다. 밝은 불빛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게 된 덕분에 깊은 어둠을 잊게 되었습니다. 시골에서는

가끔 그 칠흑 같은 어둠을 만날 수 있습니다. 눈떠도 감아도

다름없이 짙은 어둠뿐인 두터운 어둠입니다. 그 순간에

작은 불씨 하나 들어보면 빛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습니다.

깊은 어둠은 깊은 절망이나 슬픔도 이해하게 합니다.

다 무너져버린 삶. 다 무너져버린 마음.

서로 닮았습니다. 불빛은 스스로 욕심 내지 않아도 곁을 밝힙니다.

불빛 하나로 큰 어둠을 간단히 밀어내는 걸 보고 늘 위로를 얻습니다.

그 작은 불씨 하나 누구나 갖고 있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