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속삭임 - 서정윤의 <내가 만난 어린 왕자> 중에서

 

"그럼 얘야, 너는 왜 바람이 분다고 생각하니?"

그는 대답이 없었다. 그저 눈을 들어 하늘을 쳐다볼 뿐이었다.

나도 같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은 뿌옇게 흐려 있었다.

'벌써 황사현상이 일어나고 있나 보다'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건 말이야. 음, 바람이 부는 건 말이야. 그리움이 옮겨지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

아, 정말 그렇다. 사람들의 가슴속에 뭉쳐져 있는

모든 그리움뿐 아니라 나무나 돌, 꽃과 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명체들이 그리움을 지니고 있으니

그런 그리움이 이동하여 전해지는 과정이 바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