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을 주는 - 이해인의 <두레박> 중에서

 

한 사람이 먼저 보고 느낀 아름다움을

또 다른 한 사람과 나누어가질 때 그것은 곧 선물이 된다.

그리고 이런 류의 선물은 어떤 값비싼 물건보다 소중하고,

부담이 아닌 기쁨을 준다.

"이것은 누구에게도 주지 말고 꼭 당신만 가지세요" 라는 단서가

은연중에 붙어 있는 크고 값비싼 선물보다는 누구에게나 부담 없고

자유롭게 나누어가질 수 있는 작은 선물이 더 좋은 것 같다.

수도원에서도 특별한 축일이 되면 연필, 메모지, 묵주 주머니,

상본 등의 사소한 물건들을 주고받을 수 있는데 흔히는

이름을 밝히지 않고 준다. 이는 받는 이가 임의대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여지를 주기 위함이다. 그래서 때로는

자기가 누군가에게 주었던 선물을

얼마 후엔 다시 돌려 받게 되는 일도 있어 웃음을 자아낸다.

나 역시 몹시 아끼던 구름 사진 한 장을 선물했다가

그것을 받은 분으로부터 "구름을 좋아하시지요?" 하여

되돌려 받은 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