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고 싶다 - 이생진의 <아무도 섬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 중에서

 

내가 아는 물새는 언제고 혼자다. 도요새가 그렇고

바다직박구리가 그렇다. 물 빠진 개펄에 혼자 서 있는 도요새.

바윗돌에 혼자 앉아 먼 곳을 바라보는 바다직박구리.

이들에겐 고독이 통하는 데가 있어 좋다. 그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같은 방향을 본다. 그리고 그 방향으로 서슴지 않고 날아간다.

나만 남는다. 이때가 나는 제일 외롭다. 그들은 다른 섬으로 간 것이다.

무녀도에서 비안도로 비안도에서 말도로.

말도 그 먼 섬에 가도 그들은 그렇게 서 있다가 날아간다.

섬에 오면 도요새와 바다직박구리새가 내 짝이 된다.

외로운 것들끼리 만나고 싶으면 섬으로 가라.

혼자 서 있는 도요새가 기다리고 있다.

바다직박구리새가 너와 약속이나 한 것처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