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이야기들 - 한수산의 <밤에서 밤으로> 중에서

 

프라하의 작가 카프카는 말했습니다.

"고향을 알기 위해서는 타향으로 가야 한다."

고향을 떠나 타향을 떠돌며 헤맨 사람만이 비로소

고향의 참다운 의미를 안다는 뜻이 이 말에는 숨겨져 있습니다.

이것이 삶의 그늘과 양지입니다.

마라톤의 살아 있는 신화였던 아베베를 아실 것입니다.

올림픽을 석권하며 세계신기록을 갱신해 나갔던 맨발의 아베베.

우리 나라에도 와서 마치 구운 참새(?) 같이 깡마른 체구로

서울 근교의 마라톤 코스를 뛰기도 했던 선수였습니다.

그러나 신은 말년의 그에게서 다리를 잘라갔습니다. 그 위대했던

육상선수는 병으로 다리를 잃고 끝내는 걷지도 못하는 사람이 되어

휠체어를 타고 살다가 죽어가야 했습니다.

아베베만은 알았을 것이라고...... 저는 이따금 생각합니다.

아베베만은, 인간이 달린다는 일의 진정한 뜻을 알았을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