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친구 - 황동규의 <풍장> 중에서

 

느끼고 생각하는 사람에겐 독서란 사랑의 또 하나의 이름이다.

주위가 어지러울 때, 마음의 아픈 덩어리가 좀처럼 삭지 않을 때

책과 마주 앉아 버티다 보면 어지러움이 가시고 아픔이 풀릴 수 있는

어떤 것으로 변모될 때가 많다. 술을 마심으로써 이겨내기도 해보았으나,

술은 너무도 정직한 친구와 같아서 한번 빌려갔던 어지러움이나 아픔을

약간 구겨지긴 했지만 다음날 어김없이 다시 돌려주는 데는 질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