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눈 - 정현축의 <행복한 바보> 중에서

 

어느 날 태조 이성계가 무학대사를 가만히 보다가 말했다.

"대사, 대사는 꼭 돼지 같이 생겼구려."

그러자 무학대사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태연히 응수했다.

"대왕께서는 꼭 부처님 같이 생겼습니다, 그려."

그 말을 들은 태조가 못마땅해서 말했다.

"내가 대사에게 돼지 같이 생겼다고 하거늘, 대사는 어찌하여

나를 보고 부처님 같이 생겼다고 하는가?"

그러자 무학은 다시 태연하게 대답했다.

"그야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이고, 부처님 눈에는 부처가 보이는 법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내가 졌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