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혼자만 쓰고 있는 우산 -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중에서

 

남을 도울 힘이 없으면서 남의 고정苦情을 듣는다는 것은

매우 마음 아픈 일입니다. 그것은 단지 마음 아픔에 그치지 않고

무슨 경우에 어긋난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임을

모르지 않습니다만, 빈손으로 앉아 다만 귀를 크게 갖다대는 것이

과연 비를 함께하는 것인지, 그리고 그에게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는지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