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믿는 사람들 - 김한길의 <여자의 남자> 중에서

 

지구상에는 사랑을 믿는 사람들과 사랑을 비웃는 사람들이라는

완전히 다른 두 부류의 인간들이 마치 같은 인간인 듯이 뒤섞여

살고 있으며, 인류의 역사는 이 두 세력간의 끊임없는 갈등과

반목의 기록이기도 하다. 예컨데, 사랑하는 남녀가 겪는 번민과

고통의 많은 부분은,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사랑을 비웃는 세력과의

싸움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세상이 이만큼이나 겨우 아름다운 건, 공룡과도 같은 세력 앞에

외롭게 맞선 사랑하는 여자와 남자들이 어디엔가 곳곳에

숨어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비록 그 싸움의 결과가 여전히 참패라고 할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