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고 있는 동안 - 신경숙의 <해변의 의자> 중에서

 

그와 함께 있는 동안 너에게선 샘물 냄새가 났었다. 그때 너는

정말 특별했었다. 늘 어딘가를 맨발로 뛰어다니다 온 것 같은

야생의 냄새. 나, 너가 그와의 맹세를 내 귀에 대고 속삭일 때는

이것이 저것 속에 덮여 있듯이, 내 속에서도 너 같은 모습이

살았었다고 너 몰래 생각했었다.

너는 내 퇴색한 꿈이라고, 이 속으로 걸어 들어오기 전의 내가

꾸었던 꿈이라고. 그리움으로 내 얼굴이 일그러지는 때도 있었지만

너가 행복했으므로 너를 보고 있는 동안의 나도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