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당신 - 신경숙의 <마당에 관한 짧은 얘기> 중에서

 

이 손으로 껴안고 만지고 체취를 아로새겼으나 곧 새벽빛처럼

사라졌던 당신. 그러나 깊은 밤중이거나 혹은 투명한 한낮의

적요 속에서 나는 당신이 나의 무의식 속으로 틈입자처럼

걸어 들어오는 소리를 듣곤 했지. 나는 당신을 거부할 수 없었어.

아니 어쩌면 당신으로 이루어진 게 나일지도 몰라.

그래서 두려웠던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