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기다림 - 노영심의 <노영심의 선물> 중에서

 

내가 종이와 연필에 집착하는 이유, 그건 어쩌면 그들이

내게 가져다주는 그 짧은 시간 때문이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 약속시간까지는 아직 10분이 남았고,

나는 가방에서 종이와 만년필을 꺼낸다.

그리고 이제 잠시 후면 만날 사람을 생각하며 편지를 쓴다.

그 10분. 결코 길지 않은 그 시간이 내게는 오로지 그 사람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내가 약속시간에 늦기보다는 늘 일찍 가서 기다리기를 택하는

까닭도 바로 그런 소중한 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그런 기다림 뒤에 갖는 만남은 더욱 애틋하고 행복하다.

그리고 그 사람은 내게 더욱 소중한 사람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