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처럼 - 문차숙의 <만남 그리고 이별> 중에서

 

그를 만나면서도 항상 고상한 이별을 꿈꾸었다. 어느 영화나

TV 드라마를 보면 눈물젖은 이별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대중가요도 마찬가지다. 냉기가 사르르 도는 쓸쓸한 해변에서

죽도록 사랑하지만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처지를 논하며

슬프고도 아름다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떠나오고 싶었다.

그러면서 떠나온 후의 진한 그리움에 몸부림치며 탈진해 버리고

그 또한 완전한 타락에서 아린 보고픔을 살찌우며 살기를 바랐다.

아, 아, 결국은 헛된 꿈인 줄 알았는지 허상으로 끝난 채

한편의 연애소설의 주인공과 함께 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