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존재 - 공지영의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 중에서

 

생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그가 말했다.

젊음과 시간, 그리고 아마도 사랑까지도.

"기회는 결코 여러 번 오는 것이 아닌데, 그걸 놓치는 건 어리석은

일이야. 우리는 좀 더 깊은 눈을 뜨고 그것들을 천천히 하나씩

곱게 땋아내려야 해. 그게 사는 거야. 아주 작은 행복 하나를 부여잡기

위해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리면서 사는 줄 너는 아니?

진짜 허망한 건 제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휩쓸려가 버리는 거라구.

모든 존재는 저마다 슬픈 거야. 그 부피만큼의 눈물을 쏟아내고 나서

비로소 이 세상을 다시 보는 거라구. 너만 슬픈게 아니라......

아무도 상대방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멈추게 하진 못하겠지만

적어도 우리는 서로 마주보며 그것을 닦아내 줄 수는 있어.

우리 생에서 필요한 것은 다만 그 눈물을 닦아줄 사람일 뿐이니까."